2026. 9. 3. ~ 4. — 2026년 전국 가농동지회 정기모임

가톨릭농민회ㆍ우리농
2026-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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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의 깊은 뿌리, 우리는 흔들리지 않는다


2026년 전국 가농동지회 정기모임 스케치 (9월 3일~4일, 마산 가톨릭교육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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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가톨릭교육관은 바다를 곁에 두고 있습니다.

창을 열면 남도 해안의 잔잔한 물빛이 그대로 들어오고,

저녁이 되면 그 위로 해가 천천히 내려앉습니다.

올해 전국 가농동지회 정기모임은 마산교구의 초대로 참으로 좋은 곳에서 열렸습니다.


가농동지회는 가톨릭농민회의 전·현직 지도신부와 회장단, 교구 임원을 지낸 분들이 모인 자리입니다.

회칙에 적힌 목적은 두 가지, 가톨릭농민회 활동에 이바지하는 것과 회원 간의 친목을 도모하는 것입니다.

정기모임은 60년을 함께 걸어온 사람들이 1년에 한 번 서로의 얼굴과 안부를 확인하는 자리입니다.



첫째날, 오후 4시가 되자 전국 각지에서 회원들이 도착했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먼 길을 달려온 분들이 명찰을 받고 서로를 알아보며 손을 맞잡았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얼굴을 확인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이름보다 먼저 얼굴을 알아보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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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 담당사제 유정현 신부 주례로 추모미사를 봉헌했습니다.

가톨릭농민회 회원으로 활동하시다 먼저 하느님 곁으로 가신 분들을 기억하는 자리입니다.

현수막에는 교구별로 선종회원의 이름이 빼곡히 적혀 있었습니다.

한 줄 한 줄이 곧 이 조직이 지나온 시간이기도 합니다.



미사를 마친 뒤, 2026년 정기회의가 이어졌습니다.


정기회의는 교구별 인사로 시작했습니다.

한 해 만에 보는 얼굴, 몇 해 만에 보는 얼굴이 뒤섞였습니다.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앞으로 모여 서는 데 시간이 조금 걸렸고, 그 사이에도 안부가 오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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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회의는 '농민을 위한 기도'로 문을 열고,

전년도 정기모임 결과 보고와 동지회 결산 보고를 거쳐 가톨릭농민회 현황 보고를 들었습니다.


보고 중간에 창립 60주년 기념행사 개막 영상을 함께 보았습니다.

영상 속에는 여기 앉아 계신 분들의 젊은 시절이 담겨 있었습니다.

영상이 끝나고 서로에게 박수를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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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의견 시간에 여러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내년부터는 시국과 농업 정세에 관한 강의를 한 꼭지 넣자는 제안이 있었고, 

회원들이 한 분씩 우리 곁을 떠나고 있으니 선종 소식과 장례 일정을 문자로 꼭 알려 달라는 요청도 있었습니다.

참석하지 못하더라도 그 시간에 맞춰 일하다 말고 기도라도 할 수 있게 해 달라는 말씀이었습니다.


가농이 60년이 되었는데 아직 우리 집이 없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기획안이 나오면 쌀 한 가마부터 소 한 마리까지 형편대로 내어 회관을 마련하자는 제안이었습니다.

동지회가 공동 사무실 마련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을 박수로 결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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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회장으로 마산교구 남용현 회원, 부회장으로 전주교구 장종혁 회원이 추대되었습니다. 


지난 4년간 동지회를 이끌어 온 이상식 회장과 송남수 부회장이 임기를 마쳤습니다.

새 회장으로 마산교구 남용현 회원, 부회장으로 전주교구 장종혁 회원이 추대되었습니다.

서로 사양하고 떠미는 시간이 잠깐 있었고, 그 사이 웃음이 여러 번 터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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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은 팔순잔치와 함께했습니다.


올해 팔순을 맞으신 분은 1947년에 태어난 세 분입니다.

마산교구 이도열(가밀로) 회원, 안동교구 진상국(시리노) 회원, 전주교구 서귀동(미카엘) 회원.

세 분의 약력을 읽어 내려가는 동안 좌중은 한 분 한 분의 지난 모습들을 떠올렸습니다.

케이크에 불을 붙이고, 꽃바구니를 전하고, 축하 인사와 건배가 이어졌습니다.

노래도 몇 곡 나왔습니다.

팔순잔치상을 정성스럽게 준비해준 마산교구 회원과 실무자들에게 모두가 감사한 마음을 가졌습니다.


팔순잔치는 꽤 긴 시간 떠들썩했습니다.

오래 이야기했고, 밤이 깊어서야 자리를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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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을 먹고 마산 해양드라마 세트장으로 향했습니다. 


바닷가에 가야 시대의 야철장과 저잣거리, 목조건물과 배가 그대로 서 있는 곳입니다.

세트장 옆으로는 바다와 솔숲을 끼고 이어지는 파도소리길이 있습니다.

걸음이 느린 분들 속도에 맞춰 천천히 걸었습니다.

앞서가던 분들이 자주 멈춰 서서 기다렸고, 그때마다 사진을 찍었습니다.

마산교구 회원분의 즉석 제안으로 가깝게 있는 '콰이강의 다리'도 들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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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 또 봅시다, 건강합시다


점심을 함께 먹고 헤어졌습니다. 

내년에 또 봅시다, 건강합시다. 그 두 마디가 인사가 되었습니다.

건강합시다라는 말은 다시 만나자는 약속이자 서로에게 거는 다짐입니다.

2027년 정기모임은 수원교구에서 열립니다.


뿌리는 눈에 잘 보이지 않습니다.

보이지 않기 때문에 잊기도 쉽습니다.

1년에 한 번 이렇게 모이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우리가 무엇에 붙들려 서 있는지 눈으로 확인하는 자리입니다.


긴급조치로 회원이 끌려가던 시절을 지나왔고,

소몰이 시위와 수세 폐지 투쟁을 지나왔고,

수입 개방과 자유무역협정에 맞선 세월을 지나왔습니다.

저항의 자리에서 생명공동체운동으로 방향을 틀던 전환기도 통과했습니다.

뿌리가 약했다면 그때마다 흔들렸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흔들리지도 뽑히지도 않았습니다.


우리는 60년의 깊은 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흔들리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선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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