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참사 12주기를 맞이하며
주님, 우리 아이들의 이름을 기억하소서
해마다 4월이 오면, 농민들도 논밭에 서서 아이들을 생각한다.
2014년 4월 16일, 제주도로 향하던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서 가라앉았다. 수학여행을 가던 단원고 학생들, 교사들, 승객들 304명이 돌아오지 못했다. 가만히 있으라는 말을 믿었던 아이들이었다. 국가는 구하지 않았다.
열두 해가 지났다. 아이들이 살아 있었더라면 서른을 바라볼 나이다. 누군가의 봄이 될 수 있었던 삶들이, 그날 차가운 바닷속에 멈추었다. 해마다 4월이 오면, 이 땅의 농민들도 논밭에 서서 그 아이들을 생각한다. 씨앗을 뿌리는 계절에 거두어진 생명을 생각한다. 봄이 올 때마다 아프다.
가톨릭농민회와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304명의 넋을 깊이 애도하며, 유가족들의 12년간의 싸움에 깊은 연대의 마음을 전한다.
그러나 추모만으로는 부족하다.
12년이 지났으나, 참사의 온전한 진실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박근혜 7시간’의 진상은 이제야 법원의 문건 공개 판결로 실마리가 열리기 시작했을 뿐이다. “왜 구하지 않았는가” 이 물음에 국가는 12년째 답하지 않고 있다.
세월호 이후에도 참사는 반복되었다. 이태원에서 159명이 스러졌고, 무안공항에서 179명이 돌아오지 못했다. 국가가 지키지 못한 생명의 목록은 길어지고 있으나, ‘생명안전기본법’은 12년이 지난 지금까지 국회에서 제정되지 않고 있다. 참사가 반복될 때마다 유가족들은 같은 말을 한다. “우리와 같은 일을 겪지 않기를.” 그 호소에 응답하지 않는 국회는 국민에 대한 배신이다.
생명을 기르는 사람으로서, 우리는 요구한다.
흙을 만지는 손으로 세상을 읽어온 농민은 안다. 봄에 뿌린 씨앗이 가을에 열매를 맺으려면, 땅이 안전해야 한다는 것을. 사람이 안전해야 한다는 것을. 안전은 시혜가 아니라 권리이며, 생명을 지키는 일은 국가의 첫 번째 의무다.
하나, 세월호 참사의 온전한 진상규명을 완수하라. 비공개 기록을 전면 공개하고, 국가 책임을 인정하라.
하나, 생명안전기본법을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즉각 제정하라. 사람의 생명이 이윤보다 먼저라는 상식을 법으로 못 박아라.
하나, 반복되는 사회적 참사에 대한 국가 재난 대응체계를 전면 개편하라.
기억하겠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2026년 4월 16일
가톨릭농민회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세월호 참사 12주기를 맞이하며
주님, 우리 아이들의 이름을 기억하소서
해마다 4월이 오면, 농민들도 논밭에 서서 아이들을 생각한다.
2014년 4월 16일, 제주도로 향하던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서 가라앉았다. 수학여행을 가던 단원고 학생들, 교사들, 승객들 304명이 돌아오지 못했다. 가만히 있으라는 말을 믿었던 아이들이었다. 국가는 구하지 않았다.
열두 해가 지났다. 아이들이 살아 있었더라면 서른을 바라볼 나이다. 누군가의 봄이 될 수 있었던 삶들이, 그날 차가운 바닷속에 멈추었다. 해마다 4월이 오면, 이 땅의 농민들도 논밭에 서서 그 아이들을 생각한다. 씨앗을 뿌리는 계절에 거두어진 생명을 생각한다. 봄이 올 때마다 아프다.
가톨릭농민회와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304명의 넋을 깊이 애도하며, 유가족들의 12년간의 싸움에 깊은 연대의 마음을 전한다.
그러나 추모만으로는 부족하다.
12년이 지났으나, 참사의 온전한 진실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박근혜 7시간’의 진상은 이제야 법원의 문건 공개 판결로 실마리가 열리기 시작했을 뿐이다. “왜 구하지 않았는가” 이 물음에 국가는 12년째 답하지 않고 있다.
세월호 이후에도 참사는 반복되었다. 이태원에서 159명이 스러졌고, 무안공항에서 179명이 돌아오지 못했다. 국가가 지키지 못한 생명의 목록은 길어지고 있으나, ‘생명안전기본법’은 12년이 지난 지금까지 국회에서 제정되지 않고 있다. 참사가 반복될 때마다 유가족들은 같은 말을 한다. “우리와 같은 일을 겪지 않기를.” 그 호소에 응답하지 않는 국회는 국민에 대한 배신이다.
생명을 기르는 사람으로서, 우리는 요구한다.
흙을 만지는 손으로 세상을 읽어온 농민은 안다. 봄에 뿌린 씨앗이 가을에 열매를 맺으려면, 땅이 안전해야 한다는 것을. 사람이 안전해야 한다는 것을. 안전은 시혜가 아니라 권리이며, 생명을 지키는 일은 국가의 첫 번째 의무다.
하나, 세월호 참사의 온전한 진상규명을 완수하라. 비공개 기록을 전면 공개하고, 국가 책임을 인정하라.
하나, 생명안전기본법을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즉각 제정하라. 사람의 생명이 이윤보다 먼저라는 상식을 법으로 못 박아라.
하나, 반복되는 사회적 참사에 대한 국가 재난 대응체계를 전면 개편하라.
기억하겠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2026년 4월 16일
가톨릭농민회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